유인태, 특활비 폐지뒤 예산집행 ‘깐깐 심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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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단체사진 비용 절반으로 ‘싹둑’
외부 연구용역 수억 발주도 제동, “예산 줄줄 새는 게 눈에 보여”

거침없는 언행으로 ‘엽기 수석’이란 별명을 가진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사진)이 7월 취임 후 ‘깐깐한 살림꾼’으로 변신하고 있다.

16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유 총장은 최근 정기국회 개원을 맞아 국회 단체사진 촬영 경비 1600만 원을 결재 받으러 온 실무자에게 “왜 그렇게나 필요하냐”며 핀잔을 줬다. 예년에 2000만 원 들던 비용을 20% 줄였는데도 꾸중을 들은 실무자가 머쓱한 표정을 짓자 유 총장이 직접 펜을 들었다. 촬영용 단상은 ‘공사 관련 부서에서 내부 조달하라’고 했고, 음향 설비는 ‘국회 안에서 찾고, 없으면 메가폰으로 하라’고 했다. 비용은 예년의 절반 미만인 900만 원대로 줄었다.

유 총장은 취임할 때부터 방만한 예산 운영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올해 국회 예산은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국회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민주화 운동을 오래 해 불필요한 지출에 저항감이 있는 것 같다”며 “국회 특활비가 줄어들거나 폐지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 발주하는 외부 연구용역 수억 원어치도 ‘올스톱’시켰다. 12일 출범한 국회혁신자문위원회에서 결론을 낼 때까지 보류하고 ‘필요 없다’고 하면 가차 없이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의원실 프린터 일괄 교체 등 전임 사무총장이 결재한 건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재점검해 실무자들이 적잖게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회에 와 보니 ‘예산 본 놈이 임자’라고 예산이 줄줄 새는 게 제 눈에도 보인다”고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유인태#특활비 폐지#예산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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