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대통령, 시진핑 알현(謁見)”…우원식 “洪 망발, 묵과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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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5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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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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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주석에게 알현(謁見·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하러 가는 날”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반발했다.

13일부터 방일 중인 홍준표 대표는 14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비공개 면담 뒤 동행 기자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주석에게 ‘알현’하러 가는 날, 우리는 한미일 자유주의 핵동맹을 맺어서 북중러 사회주의 핵동맹에 대항을 하자는 취지로 일본에 왔다”고 말했다. 알현은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중국인 경호원에게 집단 폭행당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얼마나 깔보고, 얕잡아 봤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겠나”라며 “그런 대접 받으면서 어떻게, 왜 갔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의 ‘알현’ 발언을 두고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제75차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홍준표 대표가 아베 총리와의 회동에서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알현하러 가는 날’이라는 망발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명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일, 한중 관계에 있어서 역사적 배경을 잘 아는 우리로서 이 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 선거패배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말로 담아 낼 수 없는 모욕을 한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것도 일본의 아베총리에게 한 말이라니 제1야당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라면 즉각 사과해야 마땅한 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국회 내 강제징용 노동자 기념상 설치 문제에 대한 언급에 일언반구도 안했다는데, 이 또한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아베 총리의 이 언급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는 입장이고, 강제징용 노동자 기념상 설치를 반대한다는 것인데, 이런 입장에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인지 분명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원내대표께서 홍준표 대표 발언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아시다시피 한중관계가 박근혜 정부 시절, 자유한국당 집권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놨다. 우리 경제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악화된 한중관계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외교적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중관계의 정상적인 회복과 발전은 북핵 문제 해결이나 우리 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면서 “돕지는 못할망정 일본으로 달려가 망발이나 일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으로 어이없고 딱하다. 홍준표 대표의 눈에는 국민의 이익,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국민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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