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탐욕, 평양은 승복의 빛”… 도종환 방북기 도마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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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김영춘-도종환 후보자 청문회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내각 인선을 놓고 여야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열린 김부겸 행정자치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전 파행을 겪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인사청문회가 열린 뒤에는 야당 의원들이 덕담을 건네는 등 후보들은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는 대북관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김석기 의원은 2004년 도 후보자의 평양 방문기를 인용해 “‘서울이 유혹, 타락, 탐욕이 뒤섞인 빛이라면 평양은 담백한 자존심으로 서 있는 승복(僧服)의 빛’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도 후보자는 “(평양은) 전깃불이 안 들어와 죽음의 도시 같았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이에 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그렇다면 잿빛이라고 써야지 (답변이) 솔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 후보자가 2005년 충북 보은 땅을 매입했지만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도 후보자는 “몸이 아파 그 집을 구입했고, 농사를 지으며 요양했다”며 “마당에 농지가 포함됐는지 지금까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도 후보자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한 ‘적폐 청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석 달 정도 조사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입은 현장 예술가를 (조사위에) 모시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문체부 산하 기관장에 대해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방분권형 개헌 방침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하겠다”며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세입 구조 비율을 8 대 2 수준에서 6 대 4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자는 “애초 이 일(장관직)을 맡기 전부터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부산에서 (국회의원) 임기를 성실하게 마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입각 카드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려는 문 대통령의 포석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까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국회에서 끝내 채택되지 않자 15일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요청한 재송부 기일을 넘기면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외교적 현안이 급박해 2∼3일 정도 짧게 기한을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경 임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 김상조 임명강행 항의 피켓 14일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협치 파괴’ ‘5대 원칙 훼손’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노트북 모니터 앞에 붙이고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던 이날 인사청문회는 오후에 가까스로 열렸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당, 김상조 임명강행 항의 피켓 14일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협치 파괴’ ‘5대 원칙 훼손’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노트북 모니터 앞에 붙이고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던 이날 인사청문회는 오후에 가까스로 열렸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여당은 인선 강행에 반발하는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새 정부 들어 야 3당의 첫 협의가 겨우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반대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트위터에 “야당 전체 지지도가 여당의 반도 안 되는데 의석은 과반수를 차지하고 정부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의원내각제라면 국회해산권을 발동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추가로 국회에 보냈다. 안 후보자의 재산은 본인과 배우자 등을 합해 35억여 원이었다.

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유근형 기자
#인사청문회#문재인 정부#도종환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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