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원홍 보위상,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으로 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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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해임되어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으로 이동됐다고 대북소식통이 전했다.

탈북시인이자 대북전문매체 뉴포커스를 운영하는 장진성 대표는 1일 “신뢰할 수 있는 대북 소식통이 김 보위상의 해임과 후임 임시 보위상의 임명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원홍은 2012년 보위상에 임명되기 전에 역임했던 직책인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으로 되돌아갔다. 다만 총정치국 조직부국장도 권한이 상당히 높은 직위이기 때문에 김원홍이 처벌받았다고 보기보단 사실상 복귀수준의 직책이동으로 봐야 한다고 장 대표는 주장했다. 북한이 4월 15일 열병식에서 김원홍을 보위상이 아닌 북한군 당위원회 집행위원으로 소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원홍이 총정치국으로 돌아간 것은 비록 조직 관리를 잘못한 책임이 있지만 그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원홍이 보위상에서 해임된 배경은 보위성이 올해 초 양강도 근로단체 비서를 고문해 도내에 반당반혁명 조직을 구축하고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는 자백을 조작해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비서는 지난해 11월 김정은이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시 치하한 여성동맹 예술공연 참가 배우들에게 행사장에서 실수했다고 호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배우 중 일부가 김정은이 칭찬한 공연을 감히 일개 간부가 부정했다며 상부에 신소(신고)를 해버렸고 근로단체 비서는 수령 절대화 원칙을 어겼다는 죄명으로 당 간부회의에서 공개 체포되어 보위성의 조사를 받게 됐다.

문제는 보위성이 실적을 올리려고 근로단체 비서와 연관자들을 고문하여 강제로 간첩 자백까지 받아내어 위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나중에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해당 사건을 집중검열을 해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고, 사건을 주도한 보위성 부상 등 주요 간부 5명이 총살당했다. 특히 처형 간부 중 한 명은 “주민들의 불평불만을 이런 식으로 체제수호 기관인 국가보위성에 돌리면 누가 일을 하겠냐”고 반발한 죄로 즉석에서 끌려가 처형당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원홍을 대신해 보위상을 임시로 맡은 인물은 이정록 보위성 부상으로 알려졌다. 이 부상은 보위성에서 성장한 인물이며, 1987년 지방시찰 중 밤나무 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2대 보위상 이진수의 사위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정록은 장인의 뒷배경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한때는 외화장사(환전상)에 가담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 악명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엔 이정록의 자택에 강도가 들어 미화 20만 달러를 강탈하고 처를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정록은 비리를 감추기 위해 김정일에게 보위성에 원한을 가진 자의 소행이라고 거짓보고 했다고 한다.

또 이정록은 중국 출장시마다 5성급 호텔인 ‘캠핀스키’에 장기 투숙하며 보위성 3처(해외 파견국) 요원들에게 온갖 접대를 요구해 원성이 높다고 한다. 이정록은 일본과 피랍 일본인 문제를 비밀 협상하는 북한 측 대표로 수시로 중국을 드나들었다. 이 때문에 보위성 내부에서는 이정록이 역대 보위상들보다 빨리 축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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