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학입학금 폐지-최저임금 1만원” 청년표심 잡기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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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에 뒤진 2030 지지율 확보 승부수

넥타이 풀고 청년 속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비(BE) 정상회담’에 참석해 우간다에서 온 여성과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내가 청년의 눈물을 보고 처음 정치를 
시작했다”며 2030세대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넥타이 풀고 청년 속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비(BE) 정상회담’에 참석해 우간다에서 온 여성과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내가 청년의 눈물을 보고 처음 정치를 시작했다”며 2030세대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 비(BE) 정상회담’ 행사에서 ‘대학입학금 폐지’와 ‘최저임금 인상’ 공약 등 청년복지 공약을 내놨다.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는 동시에 대학 등록금을 동결하고 현재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을 임기 내에 1만 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또 현재 대기업의 60% 수준인 중소기업 임금을 대기업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매달 5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해 정책을 개발하는 청년수석실을 청와대에 만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안 후보의 청년층 공략에는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는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2030세대의 지지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선 이념과 지역 대결 양상이 약해지면서 세대별 표심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대선 판도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2012년 정계에 입문했을 때만 해도 청년층의 ‘롤모델’로 높은 지지를 받았던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선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MBC-한국경제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7,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19∼29세에서 23.5%, 30대에서 28.4%의 지지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19∼29세 45.4%, 30대 48.6%)에게 크게 뒤처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 관계자는 “기성 제도권 정치로 들어오면서 청년층의 지지가 자연스럽게 낮아진 것”이라며 “촛불시위대가 던진 화두를 문 후보가 선점하고 안 후보를 적폐 세력으로 묶은 영향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안 후보는 이날 청년복지 공약 발표 행사에서 청년들을 의식한 듯 그동안 고집한 ‘칼정장(갖춰 입은 정장)’을 버리고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어붙인 채 “잊으셨을 텐데 저도 잘나가던 청년 멘토 출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텃밭으로 평가되는 2030세대 표심 공략에 성공하면 파괴력이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안 후보 측의 판단이다. 특히 문 후보가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에게 집중돼 있던 2030세대의 지지세를 아직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만큼 안 후보가 청년층의 한 표를 가져올 경우 문 후보로부터 두 표를 빼앗아 오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하며 문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의 대선 후보 초청 특별강연에 참석한 안 후보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 공약을 내놓은 문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반(反)기업 정서는 실체가 없다고 본다. 기업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아주 극소수의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인들이 나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이르면 11일 선대위 구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안 후보는 김한길 전 의원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장관석·이샘물 기자
#대선#안철수#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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