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반기문 의혹 제보 적지않다”… 반기문 “양심에 부끄러운 일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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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대 오른 반기문]검증 벼르는 野… 시점-수위 고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 검증 벼르는 野

 민주당 일부 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반 전 총장을 검증하기 위한 각종 정보 수집에 이미 나선 상황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여러 의원실에 반 전 총장에 대한 적잖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라며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공개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검증 시점과 수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선제 공세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당 차원의 검증이 반 전 총장의 존재감을 키워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날 “내가 반 전 총장보다 나은 점을 설명하겠다”라고 한 문 전 대표는 이날도 “(반 전 총장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라며 공세와는 거리를 뒀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반 전 총장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도 몇 가지 있다”라면서도 “별도로 (의혹을) 제기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이 국민의당과 반 전 총장의 연대를 추진하는 상황을 감안해 보면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면 폭로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는 사인을 반 전 총장에게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에 대한 의혹 제기는 개별 의원들 선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일단은 여러 의원의 ‘잽’이 나오지 않겠느냐”라며 “반 전 총장이 대권 도전 등 정치적 거취를 명확히 한다면 그때는 당과 후보 차원에서 ‘어퍼컷’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양심에 부끄러운 일 없어” 적극 대응 나선 潘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하면서 야권의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반 전 총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고, 제 이름이 왜 등장했는지 알 수가 없다”라며 “이 문제에 관해 (사실이 아니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진실에서 조금도 틀림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50여 년간 공직자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고 다시 한번 명백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검증 시험대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반 전 총장은 동생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71)과 그의 아들인 반주현 씨(39)가 미국에서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것에 대해선 “가까운 친척이 그런 일에 연루돼서 개인적으로 참 민망하고 국민께 심려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니까 그걸 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유엔 사무총장의 퇴임 후 거취를 규정한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에 대해서는 “제 정치적 행보, 선출직과 관련한 정치 행보를 막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반 전 총장은 공직선거법상 국내 거주 조항에 대한 질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출마) 자격이 된다고 유권해석을 했다”라며 “그런데도 그렇게 (질문이) 나오는 것은 공정한 여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인천=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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