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키는 대로 해 아니면 문체부를 나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시를 거부한 정준희 서기관에게 가한 위협
#.3 문화체육관광부 50대 서기관이 최순실 씨의 사주를 받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압력에 맞서 정부 예산 전횡을 막았습니다.
#.4 주인공은 문체부 정준희 서기관(52). 1985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1990년부터 문체부에서 근무했죠.
#.5 김 전 차관은 2016년 2월 정 서기관에게 "K-스포츠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이 클럽들을 총괄할 컨트롤타워에 관한 개선안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K-스포츠클럽 운영권을 K스포츠재단에 넘겨 연 130억 원 규모의 관련 예산을 주무르려는 거였죠.
#.6 하지만 정 서기관은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기면 사업 전체가 특정 민간단체에 넘어가게 된다"며 거부했습니다.
#.7 김 전 차관은 노발대발했습니다. 수 차례 그를 불러 고함을 치고 모욕을 주고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까지 했죠. 하지만 정 서기관은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8 "당시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로 안면마비와 원형탈모가 왔다.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 정 서기관
#.9 김 전 차관은 이후 전략을 바꿔 클럽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는 꼼수를 쓰려 했죠. 하지만 정 서기관은 "사업자는 공모로 선정해야 한다"며 재차 거부했습니다.
#.10 미운 털이 박힌 정 서기관의 이름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수첩에도 나옵니다. 청와대도 정 서기관을 고깝게 보았음을 짐작하게 하죠.
#.11 김 전 차관은 최근 정 서기관에게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처벌받을 범죄 혐의가 확 줄었기 때문이죠. "내 지시를 따르지 않아 정말 고맙다. 우리 계획이 그대로 됐다면 나는 죽을 뻔했다"
#.12 흔히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 정준희 서기관처럼 음지에서 고생하면서도 소신을 지키는 훌륭한 공무원들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도 정 서기관과 같은 공무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원본 | 김준일 기자 · 장관석 기자 · 양종구기자 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 · 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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