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바꾸는 정치… 시민들 “탄핵후 해법도 우리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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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표결 D-3]

 역대 최대 인원(주최 측 추산 232만 명)이 참여한 6차 촛불집회가 주춤거리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을 ‘탄핵안 표결’로 끌어내면서 국민들 사이에 ‘우리가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탄핵 이후 정국에 대한 마땅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는 국회와 달리 자신감을 얻은 국민들은 ‘탄핵 시나리오’ 등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면서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5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자유투표로 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촛불집회의 힘”이라고 자평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는 “국민이 이깁니다”(jesu****) “집회 참가자들이 지치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했는데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모두 고맙다”(wonw****) 같은 댓글이 달렸다. 국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국회와 청와대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궁지에 몰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어떤 반격을 할지 모르니 지켜보다가 필요하면 광장으로 뛰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탄핵 결과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기 위해 9일 국회 방청권을 얻었다”거나 “탄핵안에 누가 반대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는 글도 등장했다.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는 “여당 비주류 의원 일부가 기권표를 던지면 가결 정족수(200명)를 넘지 못해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디테일’한 의견을 달며 정치권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동참을 호소하는 의견도 활발하게 오갔다. “만약 탄핵안이 부결되면 횃불을 들고 국회로, 가결되면 촛불을 들고 헌법재판소로 가자”며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평일에도 촛불집회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시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9일 이전에 박 대통령이 나서 4차 대국민 담화를 하면 또 한 번 정국이 혼란에 빠질 수 있으니 탄핵안 표결 전에도 촛불집회를 계속해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이번 주 평일 집회 일정과 장소를 알려 달라’ ‘8일과 9일 여의도에서 집회를 하는지 궁금하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10일 열리는 7차 주말 촛불집회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퇴진행동 측은 탄핵안 처리 결과와 관계없이 이날도 예정대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6차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직장인 박모 씨(32)는 “탄핵안이 통과되면 7차 촛불집회는 그동안의 노력을 서로 칭찬해주는 축제의 장(場)이 될 것”이라면서도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결국 헌법재판소로 향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불신을 자초하는 정부와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4일 탄핵안이 통과되면 국민의당 덕분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꺼내자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공로 싸움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국민을 화나게 해서 6차 촛불집회를 크게 만든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국민의당 덕분이라는 말이 맞다”고 비꼬았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권한을 대행하게 되는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한 불신도 엿보였다. “대통령이 직무정지되더라도 황 총리가 나서서 정국 해결을 방해할 것”(leas****) “탄핵안을 처리하기 전 황 총리부터 사임시켜야 한다”(zexx****)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황 총리가 권한대행이 되더라도 촛불의 힘으로 감시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촛불집회가 정치인들의 결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국민들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촛불집회로 ‘국민이 주권자’라는 의식이 생긴 것이 핵심”이라며 “토요일에 집회를 하고, 일주일 동안 흘러가는 정국을 지켜보기만 했던 국민들이 이제부터는 탄핵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탄핵#촛불#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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