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가속도… 이승철-이성한-조인근 줄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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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미르-K스포츠재단 졸속 추진 윤곽
재단모금-연설문 작성 최순실 개입 추궁… 횡령혐의 우병우 부인 29일 소환예정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이 검찰에 잇따라 소환돼 수사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는 우 수석 부인 등의 소환 불응으로 수사 진척이 더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 멋대로 고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28일 오후 6시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불러 연설문 작성과 수정에 최 씨가 관여한 적이 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대기업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을 위해 774억 원을 모금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28일 오전 10시 불러 모금 과정에 최 씨나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소환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설립 멤버로, 최 씨의 총애를 받다 최근 사이가 벌어진 인물이다. 그는 “최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해 국정 농단 의혹을 증폭시켰다. 최 씨의 육성이 담긴 77개 녹취록을 갖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게 최 씨의 취미”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최 씨의 핵심 측근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40)는 27일 밤부터 28일까지 연일 조사를 받았다. 고 씨는 평소 최 씨와 반말을 할 정도로 친근한 사이였기 때문에 검찰은 이틀간의 집중 조사를 통해 최 씨의 국정 개입 범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8일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과 김필승 이사 등 두 재단 관계자의 자택 8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대통령 연설문 유출의 진원지이자 최 씨 국정 농단 수사의 핵심인 청와대는 여전히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우 수석의 부인 이 씨에 대해 29일 오전 10시 횡령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다시 통보했다. 검찰은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의 회삿돈으로 외제 차량 리스료를 납부하고 그림을 매입해 자택에 걸어둔 부분에 횡령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기 화성시 땅을 차명 보유한 의혹에는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에 대한 감찰 사실을 누설한 혐의로 고발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28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했다.

장관석 jks@donga.com·배석준 기자
#최순실#미르재단#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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