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접촉 나선 여야 지도부… 국감 정상화, 연휴가 고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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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정진석 만나 ‘복귀’ 요청… 정진석 “당내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
정세균 의장 사퇴 요구에선 한발 물러서, 일부 최고위원 강경… 당내 엇박자
우상호, 김재원 정무수석과 통화 “수시로 소통하며 타개책 찾자”

靑, 李대표 위로 방문… 與의원들은 丁의장 면담 요구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닷새째를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위 사진)가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 누운 채 찾아온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손을 잡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을 찾아 정 의장 부인 차량을 막아서며 면담을 
요구했다(아래 사진). 신원건 laputa@donga.com·원대연 기자
靑, 李대표 위로 방문… 與의원들은 丁의장 면담 요구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닷새째를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위 사진)가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 누운 채 찾아온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손을 잡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을 찾아 정 의장 부인 차량을 막아서며 면담을 요구했다(아래 사진). 신원건 laputa@donga.com·원대연 기자
 이제 남은 시간은 사흘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서 원내 지도부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그렇다. 개천절(3일) 연휴가 끝나고 4일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면 국정감사 파행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일정 전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번 사태의 한 축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3일 중견국 협의체인 MIKTA(믹타·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출국해야 한다. 그러면 9일 귀국 때까지 여야 협상은 진공 상태에 빠진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30일 물밑 접촉에 들어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국감 정상화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정 의장의 사과와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문화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정세균 방지법’)을 야당이 받아주면 국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대야(對野) 메시지가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정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회의에서 “의장이 향후 국회 운영에서 엄정 중립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의장 사퇴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조원진 최고위원은 여전히 “(의장이) 사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장우 최고위원은 “(정 의장 방미 당시) 의장 수행원이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대학의 총장, 학장과 오찬을 했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는 “문제의 본질을 찔러야지 그런 얘기를 하면 어떡하느냐”고 공개적으로 이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 의장의 방미 의혹과 관련해 “공식 초청이란 말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대단히 부적절하다. 정 의장 부인이 공식 초청 대상이 아니었다면 ‘황제 방미’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출구 전략의 열쇠를 쥔 정 의장을 또다시 자극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초만 해도 정 의장과 연락하며 물밑 협상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의 ‘막가파식 폭로’로 이제 움직일 여지가 없어졌다. 연휴 동안 무슨 해법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이날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수시로 소통하며 타개책을 찾자”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박지원 원내대표와도 30분간 따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해법 모색의 ‘골든타임’은 1일 국군의 날 행사다. 3당 원내대표가 모두 이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여기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더민주당은 새누리당이 4일 끝내 국감 참여를 거부하면 전체 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새누리당 비주류가 당론을 깨고 국감에 참여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실제 유승민 의원은 30일 서울대 강연에서 ‘셀프 국감 복귀’를 강행한 김영우 국방위원장에 대해 “100% 동감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단일 대오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다. 야당의 ‘정세균 방지법’ 수용 여부가 마지막 고비인 셈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강경석 기자
#국감#정세균#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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