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측 “움직이기 더 어렵게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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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의혹제기에 격앙… 더 강경해져
정세균, SNS에 짜장면 먹는 사진 올려… 與 “이정현 대표 단식중인데” 격분

 “새누리당의 무책임한 방미 의혹 제기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더 움직일 수 없게 만든 것 아닌가.”

 30일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정 의장의 기류를 이같이 설명했다. 전날 여당이 정 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한 데 이어 방미 일정과 관련한 의혹까지 제기하자 정 의장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그러나 국회 파행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국회 수장인 정 의장 측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국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원불교문화예술축제 개막식, ‘파주 북 소리 2016’ 개막 행사 등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국회 파행 해결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헌정 사상 초유의 형사고발과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 ‘법대로’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법대로 하자는데 대체 어떻게 정치적으로 풀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단식 중인 이 대표 방문에 대해서도 “의장이 아니면 언제든 갈 수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사퇴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문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날 여당이 “황제 방미 국회의장”이라고 거듭 공격한 데 대해서도 정 의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정 의장 측은 여당이 정 의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철회하고 사과한 뒤 국감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유감 표명을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날 정 의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짜장면을 먹는 사진을 올린 것에 격분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을 보란 듯이 비웃는 것으로 국회 수장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비신사적, 비인간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이 국회 파행 속에 3일 출국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의장이 중재 역할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30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의 갈등은 의장이 풀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은 “여당과 의장 모두 파행 장기화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동시 사과’ 등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세균#짜장면#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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