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명예준장’이 된 과학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정정훈 기계硏 책임연구원… 어뢰 맞아도 피해 적은 함정연구 한길

“평생 튼튼한 군함을 만드는 것, 그것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해군본부는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의 정정훈 책임연구원(54·사진)을 7월 25일 명예해군 준장으로 임명했다. 1991년 명예해군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16명이 명예해군에 임명됐으며, 정부출연기관 과학자로는 정 연구원이 처음이다.

그가 명예해군 준장이 된 것은 독특한 연구 주제 때문이다. 그는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했을 때 충격에 더 잘 견디는 선체를 만드는 ‘함정 안정성 연구’에만 20여 년을 매달린 전문가다.

정 연구원은 “1995년 현대중공업이 기뢰부설함을 제작할 때 같이 시작한 함정 안정성 연구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세계 최초로 수중 충격을 수치화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는데, 그 성과를 인정해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함정 수중폭발 충격응답 시뮬레이션’은 폭발력에 따라 선체가 어떻게 파손되는지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현실 속에서 배의 파손 부위와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배를 설계할 때 최적 탈출구의 위치, 소화기의 위치, 객실에 발생한 화재가 전파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등을 설계단계부터 고려할 수 있다.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대전=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해군#명예준장#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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