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방중단 귀국…‘조중혈맹’ 발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2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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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10일 귀국한 가운데 방중 활동 중 ‘조중(북중) 혈맹’ 발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신동근 의원은 전날 중국 싱크탱크인 판구연구소 주최 토론회 직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가장 안 좋은 것은 중국이 북한과 ‘조중혈맹’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중국 측이 말했다”고 전했다. ‘조중혈맹’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외교 용어로 북한이 핵 개발하기 이전의 북중관계를 말한다.

하지만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중국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그런 발언 자체가 없었다”며 “신 의원이 중국에서 거짓으로 발언을 지어내 한국을 협박하고, 북핵도 인정하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날 귀국 후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은 (연구소에서 들은 게 아니라) 베이징대에서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하 의원은 “만약 발언이 사실이라도 중국 정부와 반하는 언사를 한 해당 인사에게 외교적 결례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중단의 귀국길도 험난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방중 결과를 밝히려 했지만 재향군인회 등 12개 보수단체 900여 명(경찰 추산)의 항의집회로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김영호 의원은 “우리의 방중으로 한중 우호적 외교 채널 복원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며 “체류 기간 동안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방중이라는 여당의 비판에 대해선 “정쟁은 하지 않겠다. 여당도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을 만나 사드 문제를 설득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단이 중국 측의 사드 배치 반대 논리만 듣고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사드에 대한 성과 없이 그저 중국을 방문한 해외여행 수준의 일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중국 언론도 더민주당의 이번 방중을 평가 절하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1면 톱기사로 더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9일 판구(盤古)연구소에서 중국 전문가와 좌담회 직후 예정된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했다며 한국 내 강한 반대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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