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론 불지른 문재인… 김종인에 각세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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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성주 배치 확정]문재인 “사드 배치 득보다 실… 재검토해야”
지도부 ‘전략적 모호성’과 엇박자, 86그룹 동조… 더민주 내분 우려
김종인 “문재인 개인의견 의미없다” 일축

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침묵하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가 13일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 지도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론 결정을 유보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사드 배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말 전도, 일방 결정, 졸속 처리’를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정부는 사드 문제를 잘못 처리해 위기관리는커녕 오히려 위기를 조장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드 배치는 우리의 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므로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사드 배치 찬반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한 당 지도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특히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 재검토한다고 재검토가 되겠느냐”며 “(문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말하는 거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더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의원 간담회에서 반대 당론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지만 문 전 대표가 ‘포문’을 열면서 반대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86그룹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내적 갈등과 경제적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와 민평련 소속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반대 당론 채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사드 배치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당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더민주당은 사드 배치 문제를 다룰 기구를 당 대표 산하가 아닌 원내에 별도로 두기로 했다. 위원장은 우 원내대표가 맡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종인#문재인#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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