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35층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한 13명의 면면은 한자리에 모으기도 쉽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려하다. 이날 만찬에는 전직 총리만 4명이 참석했다. 반 총장의 ‘원로 멘토’로 알려진 노신영 전 총리(18대)를 비롯해 이현재(20대), 고건(30, 35대), 한승수 전 총리(39대) 등이다. 연배로만 보면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고 전 총리(78)가 가장 아래일 정도다. 여기에 정재철 전 정무제1장관,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충북 청원 출신의 신경식 헌정회장도 참석했다.
반 총장은 그동안 방한할 때마다 이들과 식사를 하며 조언을 구해왔다고 한다. 식사 자리를 주선한 노 전 총리가 롯데그룹 총괄고문을 맡고 있어 주로 롯데호텔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총리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과 정치근 전 법무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 가운데 노 전 총리, 한 전 총리는 반 총장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외교관 출신인 노 전 총리가 1972년 인도 뉴델리총영사로 있을 때 반 총장이 첫 해외 근무지로 뉴델리총영사관에 지원했고 두 사람은 주인도 한국대사관 설치에 힘을 합쳤다. 이후 노 전 총리는 반 총장의 성실성을 높이 사 총리 재임 시절 반 총장을 국무총리비서실 의전비서관으로 발탁해 승진의 길을 터줬다.
한 전 총리도 반 총장 장녀의 결혼식 주례를 서줬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앞서 한 전 총리가 2001년 유엔총회 의장이었을 때 반 총장을 유엔총회 의장비서실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후 유엔 사무총장이 된 반 총장이 2008년 처음으로 방한했을 당시엔 한 전 총리가 직접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영접을 나갔을 정도로 파격적인 예우를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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