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정상화 뜻 모은 김무성-최경환
양측 합의 거쳐 비대위장추대… 당권-대권 분리규정 폐지 논의
비대위 구성 싸고 재충돌 가능성
김무성
새누리당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이 24일 일단 당 수습의 큰 갈래를 잡았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정진석 원내대표는 혁신형 비대위원회 구성과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도체제 개편, 당권과 대권의 분리 여부 등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출근길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하니까 시간을 좀 달라”며 “중도의 길은 고속도로 중앙선에 서 있는 것만큼 위험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여전히 계파 간에 풀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4·13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을 포함한 당의 혼란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회동을 제안해 김 전 대표, 최 전 부총리와 아침에 만나 1시간 반가량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당의 내홍이 이대로 계속돼서는 곤란하다. 당의 대주주들이 전면에 나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와 최 전 부총리도 정 원내대표의 요청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재구성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정 원내대표가 당내 양대 계파 좌장과의 ‘3자 회동’으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임시 지도부로 비대위와 혁신위를 통합한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려던 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등 원내 업무에 집중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외부 인사가 이끄는 것으로 뜻을 모으면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정 원내대표가 수용한 것이다.
최경환특히 외부 비대위원장으로는 김 전 대표와 최 전 부총리가 모두 합의하는 인사로 추대하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은 주류(친박), 비주류(비박) 양쪽에서 합의를 본 사람을 추천하려고 한다”면서 “김 전 대표와 최 전 부총리 등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해 당선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고 한다. 한 핵심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최 전 부총리 측이 합의해 하나의 인선안을 정 원내대표에게 제안하고, 정 원내대표가 이 인사를 전국위원회에 추천해 선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논란이 불거졌던 김용태 혁신위원장 인선과 비대위 구성 배경에 대해 양측에 소상히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대표는 “당신 고생 많다. 애쓴다”고 말했고, 최 전 부총리는 “이런저런 세간의 얘기들로 오해가 있었는데 많이 풀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가 “두 분이 손을 잡고 ‘계파 해체 선언’을 해 달라”고 요청하자 양측은 즉답하진 않았지만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선 최고위원 9명이 당을 운영하는 ‘집단지도 체제’를 당 대표 1명을 중심으로 한 ‘단일지도 체제’ 등으로 개선하자는 데도 일단 공감대를 이뤘다. 계파 간 나눠 먹기 식인 최고위원회가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봉숭아 학당’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혁신 비대위에서 지도 체제 개편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땅한 대선 주자가 없는 만큼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혁신비대위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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