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백군기 구제… 돌려막기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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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2]야권 공천 파동
與도 野도 ‘재활용 공천’ 닮은꼴
더민주 당규 바꿔가며 전략공천… “무리한 컷오프” 당내 불만 고조
경선탈락 국민의당 곽선우 공천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 인사 구제가 이어지고 있다. 현역 의원 ‘하위 20%’ 규정에 따라 컷오프된 의원을 당규까지 개정해 구제하면서 당 안팎에선 형평성 논란과 함께 ‘돌려 막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희상 백군기 의원이 21일 전략공천 형식으로 구제됐다. 문 의원은 경기 의정부갑에, 백 의원은 경기 용인갑에 각각 투입된다. 문 의원은 친노계, 백 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두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신설한 당규 18호 부칙에 의해 구제됐다. 해당 부칙은 “공천 배제 대상자가 후보자가 없는 열세 취약 지역에 출마할 때, 최고위원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전략공천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단, 해당 조항은 이번 총선에만 한시 적용된다.

‘인물난’ 속에 내린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처음부터 현실을 무시한 컷오프로 너무나 많은 의원이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이렇게 다시 살려 줄 거면 처음부터 왜 컷오프를 시켰고, 구제되지 않은 다른 의원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미 ‘돌려 막기 공천’도 적지 않게 이뤄졌다. 더민주당은 경선에서 탈락한 한병도 전 의원을 전북 익산을에,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을 서울 송파을에 각각 전략공천 형식으로 구제했다. 이들은 각각 전북 익산갑과 대전 유성갑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자녀 취업 청탁 의혹 등 ‘갑질’ 논란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던 ‘친노’ 진영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갑)도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 단수 추천으로 공천했다.

이해찬 의원이 탈당한 세종시도 인물난에 공천을 확정짓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세종에 출마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주요 인사를 여러 명 접촉했지만 모두 이 후보와 맞붙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종 ‘무공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 후보가 부족한 국민의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당 지도부는 경기 안양 동안갑 경선에서 탈락한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를 더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안양 만안에 공천했다. 또 광주 광산갑 경선에서 탈락한 김경록 당 대변인을 더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 광주 북갑 경선에서 탈락한 김유정 전 의원을 불출마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민주#공천#컷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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