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3월 워싱턴 핵안보회의 때 韓日 정상회담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교도통신 “韓美日 회담도 함께”
오바마-시진핑 반년만에 회동… 남중국해-대북제재 방안 논의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정상 간에 팽팽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지켜본 뒤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서로 손을 잡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대목을 한일관계 개선 의사의 표시로 해석한 것이다.

회담이 성사되면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일 간 안보 분야 협력을 진전시킬 계획이며, 특히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조기 체결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동시에 일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참가하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3국이 공조해 중국을 견제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겠다는 의도라고 통신은 해석했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선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대북 제재 협의를 위해 미국에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을 때 예고 없이 나타나 시 주석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를 고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에서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을 만나 정상회담 수락 의사를 전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미사일과 레이더 시설을 보강하는 등 군사화를 가속화하자 미국은 “지난해 9월 시 주석 방미 때 약속한 비군사화 약속을 지켜라”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핵 안보를 주제로 한 국제회의 기간에 열리는 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통과된 이후여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 실행 방안 등이 깊이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주성하 기자
#핵안보회의#한일#정상회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