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종걸 화해의 러브샷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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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의원 70명 원혜영 자택서 회합 “문∼재인, 이∼종걸” 건배사
당무 거부 李, 복귀 가능성 커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30일 경기 부천시 원혜영 의원 자택에서 열린 의원단 모임에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30일 경기 부천시 원혜영 의원 자택에서 열린 의원단 모임에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난달 24일부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거부해온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추가경정예산 등 산적한 현안을 놓고 단결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경기 부천시의 원혜영 의원 자택 정원에서 의원 7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팔을 걸고 ‘러브샷’을 하며 화해 모드를 연출했다. 당초 지난해 여름 계획했다가 세월호 참사로 연기됐던 ‘여름보양모임’이었다. 전남 신안-무안이 지역구인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홍어와 낙지, 민어를 공수해 왔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만난 이 원대대표가 건배사에서 “제가 ‘문’하면 ‘재인’으로, ‘재인’ 하면 ‘문’으로 화답해 달라”고 했고 문 대표도 “제가 ‘이’라고 하면 ‘종걸’이라고 답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이날 박지원 주승용 변재일 김영환 김동철 신학용 의원 등 중도·비노(비노무현)계 3선 이상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들어가자니 약속을 안 지킨 문 대표를 인정하는 셈이고, 안 들어가자니 엄중한 정국에서 원내대표로서 정부와 싸우지 못해 답답해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문 대표와 만나겠다”며 “(문 대표에게) 수용하기 어려운 강력한 의견을 드릴 생각은 없다. 좀 더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의 임명 철회와 같은 강력한 요구조건은 내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당내에서는 강기정 의원이 맡고 있는 정책위의장과 공석인 조직부총장을 비노 인사가 맡는 선에서 당직 인선 갈등을 매듭짓고, 주 위원과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복귀하도록 명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공갈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뒤 은인자중하던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했다. 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도 제가 맡은 ‘당대포’로서의 소임은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갈 막말’ 파문으로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지만 재심에서 6개월로 감경됐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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