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떠오르는 成접촉 정황… “8인의 해명, 자충수 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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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꼬리무는 의혹]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찰 안팎에선 20일 “사건 관계자들이 밖에서 뱉은 말들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수사가 진척될수록 ‘성완종 리스트’에 담긴 8명의 해명과는 상반된 정황과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및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리스트 8인’과 성 회장 측근들의 언론 인터뷰 발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참고인 소환 조사에 활용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검찰 진술조서뿐 아니라 밖에서 주장하는 내용도 어느 쪽의 얘기가 맞는지를 가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연일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검찰의 주요 분석 대상이다. 9일 성 회장이 남긴 메모에 자신의 이름에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해 이 총리는 총리실을 통해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 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14일 “2013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에게 현금 3000만 원을 건넸다”는 성 회장의 통화 육성이 공개된 뒤 이 총리는 “성 회장을 선거사무실에서 독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곧이어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당시 현장에서 독대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 보도가 터져 나오자 이 총리는 “운전기사는 나와 3개월만 일한 사람이며 (당시 정황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검찰 수사에선 ‘친하지 않다’던 성 회장과 지난 1년간 휴대전화 착·발신 횟수가 217차례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운정회’ 행사장, 세종시 현장 등에서 여러 차례 함께 있는 언론 보도 사진들까지 나왔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성완종 리스트’가 나오자마자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이다. 비서실장이 된 다음엔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과 2013년 11월 6일 만찬을 했다는 성 회장의 일정표가 공개되자 16일 그는 “지금 기억을 되살려 보니 당시 성 회장을 비롯해 충청도 의원 5명과 저녁을 먹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서 김 전 실장과 성 회장 간에 지난해 40여 차례나 전화 착·발신 기록이 나왔고,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도 140여 통이나 되는 성 회장과의 전화 기록이 나타났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관련 의혹은 “2011년 6월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전 경남기업 부사장 윤모 씨가 있어 검찰 수사는 비교적 간명하다. 홍 지사 역시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M호텔에서 성 회장을 만났다”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들고 홍 지사의 국회 사무실인 707호로 갔다”는 윤 씨 등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윤 씨 측에선 “홍 지사가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최근까지도 곳곳에 남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검찰은 윤 씨의 진술을 토대로 홍 지사와 성 회장, 윤 씨 본인의 행적을 정밀 추적해 진실을 가릴 방침이다.

착·발신 횟수가 모두 통화가 이뤄진 횟수는 아니며 누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 각종 증언은 거짓이 아닌지 가리는 것은 수사에서 중요한 고려 사안이다. 그러나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리스트 8인’ 모두가 ‘성완종 떼어내기’를 하고 있지만 각종 증거와 증언들은 조금씩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
#성완종#해명#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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