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成, 자살 3일전 윤모씨 병실 방문… 1억 전달여부 확인한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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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수사 급물살]
검찰, 병원 CCTV 영상 통해 파악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사흘 전 윤모 전 부사장을 만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검찰은 성 회장이 2011년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현 경남도지사) 캠프에 1억 원을 전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윤 전 부사장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파악했다.

경남기업 핵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성 회장은 윤 전 부사장을 서울 소재 A병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부사장은 최근 검찰의 방문 조사에서 “성 회장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6일) 핵심비서 이모 씨, 박모 상무 등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고 말했고, 검찰은 병원 CCTV를 압수해 성 회장의 방문 장면을 확인했다. 성 회장이 목숨을 끊기 직전 금품 전달에 관여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상세한 과정을 일일이 확인했다는 일부 증언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셈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윤 전 부사장 외에 성 회장의 핵심 측근들을 외부에서 극비리에 접촉해 리스트의 존재 여부와 관련해 기초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수사팀의 부장검사가 이 씨와 윤 전 부사장 등을 찾아가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이 조만간 검찰에 나가 소상히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 회장과 이 씨, 박 상무, 윤 전 부사장 등 간의 대화 내용을 파악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해 홍 지사에게 실제 1억 원이 건너갔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윤 전 부사장은 성 회장이 방문했을 때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전문(傳聞) 증거(경험자가 직접 진술하는 대신 간접적으로 진술한 증거)’에 불과한 만큼 금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입증할 추가 증거 확보가 관건이라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성 회장 측이 제출한 성 회장의 일정표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서병수) 부산시장 2억 원’과 관련성을 추정할 수 있는 시기를 압축해 구체적 동선을 분석 중이다. 당초 서 시장 등 일부 인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과 액수만 적혀 있고 돈을 건넨 시점과 장소 등 단서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검찰이 이들이 성 회장과 만난 날짜를 특정해 동선을 복원하면서 수사가 다소 진전되고 있다. 수사팀은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던 2011년과 2012년에 이들이 가진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성 회장의 일정표에는 서 시장과의 만남 일정은 ‘2012년 10월 23일 오전 8시 렉싱턴호텔 서BS(이니셜로 추정)’ ‘2012년 11월 12일 오후 4시 서병수 국민일보 빈센트’ 등으로 적혀 있다. 당시 선진통일당 원내대표였던 성 회장이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던 서 시장과 만나 양당의 합당 문제를 조율했던 시기이자 대선을 한두 달 앞둔 시점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서 시장은 당의 재정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이었다.

검찰은 성 회장과 측근들의 신용카드 사용 기록, 차량 하이패스 통행 기록, 차량 사용일지 등을 확보해 성 회장의 동선을 복원하고 있으며 측근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낼 계획이다.

수사팀은 15일 경남기업 본사와 성 회장 측근 등 11명의 주거지와 차량,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휴대전화 21대, 디지털 증거 53개 품목, 다이어리와 수첩 34개, 회계전표 등 관련 파일철 257개, 기타 파일철 16개 등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자료로 특정한 상황을 최대한 복원하는 게 현재 수사 방향”이라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조건희·장관석 기자
#자살#병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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