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9000억원…지지자 등 4000여명 북새통
‘건국 250주년 기념 프리덤’ 내걸었지만
독립기념일 아닌 트럼프 생일에 ‘사적 잔치’
미국 전역선 “노 킹스” 反트럼프 시위 열려
AP/뉴시스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남쪽 잔디밭이 14일 대형 종합격투기(UFC)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과 자신의 80세 생일을 기념해 추진해 온 ‘UFC 프리덤 250’ 행사를 이날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유명한 UFC 애호가였다.
이날 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린 최초의 프로 스포츠 행사다. 이번 행사는 약 60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행사 비용, 파라마운트,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에게만 부여된 특혜 논란 등 여러 시비 속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집권 공화당의 존 슌 상원 원내대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인사와 4000여 명의 관중으로 경기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백악관 근처에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파가 몰려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가 미국 독립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같은 날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외교 성과를 자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사적 잔치’를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 폰테인 코넬대 교수는 AP통신에 이번 행사가 고대 로마의 전제 군주들이 무료 식량과 검투 경기로 민심 이반을 제압했던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 친(親)트럼프 인사 총출동
AP/뉴시스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미국 동부 시간 오후 8시~15일 오전 1시까지 약 5시간 진행됐다.
UFC 측은 지난달부터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클로(Claw)’라는 거대 팔각형 경기장 구조물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4000명이 경기를 지켜봤고 백악관 정문 앞 엘립스 공원에도 7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됐다.
이날 체급별로 치러진 7개 경기에는 일리아 토푸리아, 알렉스 페레이라, 저스틴 게이지 등 UFC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장 앞 관람석 맨 앞줄에 앉아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경기를 지켜봤다.
행정부 주요 인사 외에도 평소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도 자리했다. 엘리슨 CEO와 그의 부친 래리 엘리슨 오러클 창업주는 진보 성향이 강했던 파라마운트에 보수 색채를 입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 중계도 유료 가입이 필수인 ‘파라마운트+’에서만 이뤄졌다.
나머지 관중의 대부분은 초청된 현역 미군들로 채워졌다.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 마련된 좌석은 사전에 진행된 추첨에 뽑힌 시민들이 차지했다.
● 이해충돌 논란 고조
AP/뉴시스이날 행사는 권한 남용 및 이해 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우선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행사가 열려 ‘독립 기념일 행사를 빙자한 대통령의 팔순 잔치’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화이트 CEO를 비롯해 참석자의 상당수가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 몇 주 전에 UFC의 모회사인 ‘TKO그룹 홀딩스’의 주식을 최대 5만 달러(약 7500만 원) 매입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가상화폐 기업의 로고가 대거 부착됐다. 또 UFC는 최근 트럼프 일가가 공동 소유한 가상자산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공식 후원사로 추가하고 총 25만 달러(약 3억7500만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선수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국가 행사가 뒤섞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워싱턴, 뉴욕, 보스턴 등 미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제군주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도 열렸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 전국 단위 시위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의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6%만이 “백악관 내 UFC 경기 개최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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