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회식 지킴이’ 떴다… “性희롱 꼼짝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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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장교, 모임 참석해 추행 등 감시-보고… 여군 무사복귀 확인해야 임무 끝

해군이 여군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을 예방하기 위해 이달부터 전 부대에서 ‘회식 지킴이’ 제도를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군 대상 성범죄가 주로 술이 오가는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사전 대비책을 만든 것이다.

1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해군작전사령부는 이달 초 모든 부대에서 회식을 하기 전 지휘서열이나 근무상황 등을 고려해 위관급 이상 장교를 ‘회식 지킴이’로 선정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회식 지킴이는 가급적 여군 장교를 임명하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성 장교도 맡을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회식 지킴이로 임명되면 술을 일절 마시지 않고, 회식에 참석한 여군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군기 위반 사례를 감시해야 한다. 해군 관계자는 “여군 앞에서 성적 농담 또는 성적 비하 발언을 하거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는지 등이 집중 감시 대상”이라고 말했다. 여군에 대한 음주 강권 및 여군의 과도한 음주 여부 등을 파악하고, 회식을 마친 뒤 여군의 무사 복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회식 지킴이의 임무다. 회식 지킴이는 회식이 끝난 뒤 부대로 복귀해 그날 회식의 이상 유무를 상부에 보고한 뒤 퇴근해야 한다.

해군 관계자는 “일각에선 과도한 조치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회식 자리에서 벌어질 수 있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7월 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 함장(중령)이 부하들과 회식 도중 만취 상태에서 위관급 여군 간부 2명을 성추행해 보직 해임됐다. 또 최근 해군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여성 부사관이 함께 근무하는 영관급 장교 2명으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해 해군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군#여군#회식 지킴이#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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