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위기 돌파위해 밖으로 나돌며 패션쇼” 박 대통령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8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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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내치가 엉망이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으로 정권의 정당성에도 흠집이 난 상태라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한편, 밖으로 나돌며 패션쇼를 하고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진 교수는 7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정부의 통치 행태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당 해산, 노조 해산, 시민단체 해산. 역사적으로 이건 나치 시절에나 있었던 일이죠. 해괴한 일"이라며 "집권 초기의 정권이 독재 정권 말기의 증상을 보이니"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이념적 차이를 설명했다.
진 교수는 "우파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시장 주의' 우파와 '국가 주의' 우파"라고 설명한 후 "이명박은 시장주의 우파였기에 이념적 색채는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박근혜는 박정희와 같은 국가주의 우파입니다. 사회가 3공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1년 내내 공안정국이죠? 남은 4년 내내 그럴 겁니다"라고 예측하며 "3공을 연상시키는 공안정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진 박정희식 철학의 산물입니다. 측근들을 모두 거의 공안검사와 같은 과격한 성향의 인물들로 채운 것도 그와 관련이 있지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치가 엉망입니다. 공약을 파기했다는 것 외에는 들은 게 없죠? 게다가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선거개입으로 정권의 정당성에 흠집이 난 상태"라며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한편, 밖으로 나돌며 패션쇼를 하는 거죠"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공안정국도 가끔 써야 효과가 있지, 1년 내내 써먹으면 당연히 피로증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안 할 수도 없고… 뭐, 그런 상태"라며 "시민들이 침묵하는 것은 대통령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도대체 말이 통해야 말을 하죠. 말도 안 되는 소리들 듣고, 말도 안 되는 장면들 보다가, 그냥 지쳐 버린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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