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들 “설비 반출 일단 보류… 9일 방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북 정부가 6일 판문점에서 당국 실무회담을 갖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9일 방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4일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를 북측이 수용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실무회담 개최 합의를 환영한다”며 “설비를 점검하기 위해 9일 개성공단에 방문하려 하니 군 통신선 재개, 방북 승인 등 절차를 밟아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남북 실무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지난달 당국회담이 막판에 무산된 것을 의식한 듯 “입주기업인들은 실제 회담이 진행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에 남겨놓은 기계 설비를 방치할 수 없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유동옥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실무회담이 열리면 양측 정부는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논의해 달라”고 주문하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시작으로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이 실무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사태가 급변하자 3일 개성공단 설비를 반출해 생산기지를 옮기겠다고 한 공단 기계업종 업체 46곳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방북을 하게 되면 설비를 점검하고 생산기지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4일 한때 남북 양측이 회담 장소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벌이자 일부 기업인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을연 비대위 피해대책분과위원회 위원은 “지난번엔 회담 참석자의 ‘격’을 따지더니 이번엔 장소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며 “생존이 걸린 우리 기업인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개성공단#입주기업#판문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