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 스타일’ 패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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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6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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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스커트 정장에 진주귀고리를 다세요!”

부르주아 자본주의의 역사 이래 여성들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입은 것을 통해 성의식(젠더), 권력, 경제력, 교양과 취향 등을 표현하는 길을 걸어왔다. 유력 인사들의 옷차림은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쳐 ‘파워드레싱(Power Dressing)’이란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파워드레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 날 각각의 무대에 맞게 다섯 벌의 의상을 선보여 일단 합격선을 넘었다. 이 날의 ‘베스트’는 청와대에서 신임 각료들과 함께 첫 번째 업무를 볼 때 선보인 초록색 재킷과 진주목걸이 차림 아니었을까. 초록색은 올 봄의 ‘잇 컬러’(it-color)인 데다 박 대통령에게 젊고 활기 넘치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준다. 흰색 진주목걸이는 ‘파워 펄스’(Power Pearls)라는 애칭이 있을 만큼 전 세계 여성 권력자들에겐 필수 액세서리다. 다만 외빈초청 행사장의 한복은 국가지도자보다는 퍼스트레이디 같은 인상을 줬다.

파워드레서의 ‘미션’은 패션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동시대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감각도 보여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또 파워드레서는 문화와 패션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국내 패션업계는 박 대통령이 국내 디자이너 옷을 입어주고, 옷을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박 대통령에게는 다음과 같은 쇼핑리스트를 추천한다. 마가릿 대처의 페라가모 백과 같이 종종 한 인물을 상징하는 오브제가 되는 클래식 핸드백,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밝은색 스카프(2011년 유럽 순방 때 걸친 스카프가 정말 잘 어울렸다), ‘파워 펄’(Power Peal)이라 불리는 진주귀고리, 약간 슬림한 스트레이트핏 바지, 그리고 정부와 여당의 공조를 상징할 수 있는 빨간색 스커트 정장!

김민경 기자, 채널A ‘스타일 A’ 진행자 holden@donga.com
※기사 전문은 시판중인 신동아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채널A 영상]패션도 정치? 박근혜 대통령 어떤 옷 입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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