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타는 미국’ 동영상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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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선전기구 유튜브에 올려… 美 “밥맛없고 천한 짓”
게임장면-배경음악 도용…저작권 침해로 국제 망신

‘우리민족끼리’가 2일 유튜브에 올린 ‘은하 9호를 타고’. 미국 성조기가 불타고 있다.
‘우리민족끼리’가 2일 유튜브에 올린 ‘은하 9호를 타고’. 미국 성조기가 불타고 있다.
북한 대외 선전기구가 미국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희망사항’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미국이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미국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의 한 장면이지만 의도가 불량하다는 반응이다. 또 북한은 저작권도 침해해 국제적인 망신도 샀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유튜브에 ‘은하 9호를 타고’를 올렸다. 주인공이 꿈속에서 ‘은하 9호’ 로켓으로 발사한 스페이스 셔틀 ‘광명성 21호’ 안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내용으로 3분 36초 분량이다.

이 동영상 중 뉴욕으로 추정되는 미국 도시가 불타는 장면이 포함됐다. ‘아메리카 어디선가 검은 연기도 보입니다. 아마 강권과 전횡 침략전쟁만을 일삼던 악의 소굴이 제가 지른 불에 타는 모양입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불타는 미국 영토와 성조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북한에 강경한 의견을 피력해 온 의회 지도자들은 발끈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전 하원 외교위원장(플로리다)은 “북한의 대미 적대감을 나타내는 밥맛없고 천한 짓”이라고 혹평했으며 에드 로이스 현 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보도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것을 봤지만 그것에 대해 언급해 마치 중요한 일인 것처럼 만드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CNN도 뉴스 시간마다 비디오를 연속적으로 소개하면서 ‘기괴한 비디오’라고 표현했다.

동영상에서 폐허가 된 미국 도심 풍경은 미국 게임 제작업체 액티비전사의 비디오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Call of Duty: Modern Warfare 3)’의 한 장면이다. 유튜브는 “액티비전사의 항의로 ‘은하 9호를 타고’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동영상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역시 저작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마이클 잭슨 등 당대 유명 가수들이 함께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곡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조숭호 기자 kyle@donga.com
#북한#미국#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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