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특검팀, 김윤옥 여사 방문조사 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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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선 '일방적 문의' 주장…신경전 양상
순방일정상 5,6일 어려워…12,13일 검토할 듯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영부인 김윤옥(65) 여사를 조사하기로 5일 방침을 정했다. 이에 특검팀은 청와대에 방문조사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훈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여사를 조사할 방침이라는 부분은 결정된 상태"라며 "다만 조사시기와 방법에 대해 청와대 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검 쪽에서 오늘 오전 방문조사를 일방적으로 문의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특검팀은 "조사 방침을 정해 어떻게 조사할 것인지 청와대 쪽과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들 시형 씨(34)는 김 여사 소유의 서울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사저 부지 매입자금 6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시형 씨가 진술과 관련해 김 여사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7~11일 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태국 순방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 특검보는 "대통령 내외의 해외순방 일정이 잡혀 있는데 그전에 조사 얘기가 나오는 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오늘이나 내일 조사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수사기간(30일)이 연장되지 않으면 14일까지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 수사기간을 연장하려면 11일께 대통령에게 연장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특검팀은 수사를 사실상 완료해놓은 상태에서 이 대통령 내외가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오는 12~13일께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 내외가 출국하기 전까지 조사방식과 시기에 대해 청와대와 조율을 마치겠다는 것이 특검팀의 입장이다.

그러나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놓고 청와대와 특검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조율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특검팀이 일방적으로 조사 방침을 발표했을 뿐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어떤 공식 요청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사를 기정사실화해서 시기·방식을 조율 중인 것처럼 발표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순방을 앞두고 김 여사가 의혹의 당사자인 것처럼 발표가 이뤄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조사 여부를 합의해서 정하는 건 아니다"면서 "조사 여부를 합의해서 하는 것으로 비쳤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조사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 특검보는 "대통령 관련 부분은 지금 할 말이 없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최종적으로 조율이 끝나면 그때 공개하겠다"면서 유보했다.

한편, 특검팀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방법을 검토 중이다. 이 특검보는 "조사는 하는데 불러서 할지 서면조사로 마무리할지 그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요청한 총무기획관실 회계자료, 사저부지 건물 철거 계약서, 차용증 원본파일 등을 곧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성이 남아있는 지는 "자료를 받아봐야 알겠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미국에 체류 중인 사저부지 원주인 유모 씨에게 이메일로 서면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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