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MB 만날 필요 있나”… 靑과 ‘한랭전선’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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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가 새롭게 꾸려진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당 신임 지도부가 구성되면 으레 당청 회동을 가졌지만 이번엔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여당 대표와 회동한 것은 지난해 11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부탁하러 국회를 방문했을 때가 마지막이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처럼 청와대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회동을 해봐야 (대선에) 도움이 별로 안 된다”며 “당이 (특정) 정책 등을 추진하면 청와대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앞으로도 계속 청와대와 거리를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주요 현안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선 유리하다는 인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청와대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 등 각종 사건에 휩싸인 청와대와 회동을 갖는 것 자체가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청문회 추진에 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요하다면 해야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나아가 새누리당은 4·11총선 공약 이행을 위해서나 대선을 앞둔 각종 정책 공약 발표에 대해 정부가 재정 부담을 우려하며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당청 회동을 갖게 될 경우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새누리당은 고위 당청 회동 없이 정부 측과 조율 작업을 거쳐 정책과 예산 등에 대한 접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이명박 대통령#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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