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MB와 양자회담 16개국 중 10개국 정상 ‘北로켓 규탄’ 동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 정상들의 외교전 막전막후

李대통령 개회선언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李대통령 개회선언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울 핵안보정상회에 참석한 정상들은 27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활발한 ‘실내 외교전’을 벌였다. 이들은 축구장 2배 크기에 달하는 ‘레드 존(red zone)’에서 정상회의와 양자·다자회담, 막간의 담소를 통해 전방위 외교활동에 주력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한국의 노력도 계속됐다.

○ 축구장 2배 크기 ‘레드 존’

이날 오전 9시. 2100m²(약 640평) 규모의 대형 회의장에 설치된 라운드 테이블에 58명의 정상이 둘러앉았다. 마주앉은 반대편 정상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회의석상 중앙에는 발언자를 중계하는 발광다이오드(LED) TV 16대가 설치됐다.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돕기 위해 대형 스크린 2대도 켜졌다.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정상 7명이 오전 세션에서 핵안보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진지한 회의 분위기는 업무오찬과 오후 세션에서도 이어졌다. 정상들은 회의 전후 휴식시간을 이용해 삼삼오오 대화를 나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주요국 정상끼리 밀담하는 모습도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정상들은 한지 조명과 벽지, 고가구, 조각보 같은 한국의 전통 물건으로 꾸며진 휴식공간의 인테리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넓은 공간에서 정상들의 말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음향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차분한 회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의장 내부는 밤색 계열로 차분하면서도 아늑하게 구성했다. 이 대통령도 “품위가 있으면서도 소박하게 만들어 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 한식으로 꾸며진 만찬


서울코뮈니케 발표를 끝으로 회의를 마친 정상들은 이날 저녁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정상들은 만찬 후 홍보대사인 가수 박정현이 부르는 회의 주제가 ‘피스 송’ 등 한국의 문화공연을 즐겼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일찍 귀국해 만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정상과 배우자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만찬에는 봄나물 비빔밥과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숯불 갈비구이, 살얼음 홍시와 오미자차가 제공됐다. 경북 영덕의 게살, 경북 문경의 오미자 등 특별히 엄선된 지역별 대표 특산물을 공수해 선보인 요리들이다. 전통 방식에 따라 항아리에서 생산된 손막걸리와 오미자 와인도 곁들여졌다. 이날 서빙을 담당한 직원들은 100회에 가까운 리허설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 한반도를 무대로 한 정상외교


정상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연쇄 양자회담을 계속했다. 특히 한국은 이번 회의 무대가 한반도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주 이탈리아 덴마크 정상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인 만큼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이 24∼27일 만난 16개국 정상 중 10개국 정상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이를 막기 위한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폐막 뒤인 28, 29일에도 유럽연합(EU) 스페인 베트남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조지아 헝가리 가봉 등 8개국 정상을 만난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이 없음에도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29일까지 한국에 체류한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은 장외 양자회담을 적극 활용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교차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로켓 문제를 논의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이날 코엑스 행사장에서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한국의 통일정책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가졌다. 류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북한이 피폐된 경제를 재건할 수 있도록 도울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북한#양자회담#이명박#핵안보정상회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