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최고의 세일즈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53개국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국빈들에게 긴 시간을 내달라고 할 수 없는 만큼 기업들은 진행 중인 사업과 관련해 ‘눈도장’을 찍거나, 사업장을 안내하면서 슬쩍 다른 사업이나 계열사를 소개하는 등 ‘지능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사업장을 견학하러 온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직접 에스코트하면서 반도체와는 직접 상관이 없는 SK C&C의 수해방지 시스템과 SK이노베이션이 만드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소개했다. 지난해 태국의 수도 방콕이 호우 피해를 봤다는 사실과, 태국이 일본계 자동차 회사들의 부품생산 거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최 회장은 “태국이 말레이시아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에 공동 투자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바쁘게 움직였다. 25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 26일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무함마드 술레이만 히다얏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28일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사이드 유사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를 접견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세계적인 철광석 광산이 있거나 포스코가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싱 총리는 정 회장에게 현지 주민의 반대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인도 오리사 주의 제철소 건설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를 약 20분간 만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등과 해상 풍력발전사업 협력에 관한 의향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사업에는 분명히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에서는 강호문 부회장이 26일 코엑스 부근에서 압둘라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을 만났고, 신종균 사장은 삼성디지털시티를 방문한 존 키 뉴질랜드 총리를 에스코트하며 갤럭시노트와 전자칠판 등의 제품을 소개했다.
경제단체들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투자포럼을 열어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박용만 ㈜두산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과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같은 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참석한 한-핀란드 경제협력위원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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