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꺾을 카드? 새누리, 27세 女 손수조 내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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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더라도 아름답게”… 중진급 공천 배제 움직임
“선거 포기 아니냐” 반응도

4·11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사상에 출사표를 던진 27세 새누리당 손수조 예비후보가 지역구를 돌다가 추위를 막는 핫팩과 수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손수조 예비후보 페이스북
4·11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사상에 출사표를 던진 27세 새누리당 손수조 예비후보가 지역구를 돌다가 추위를 막는 핫팩과 수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손수조 예비후보 페이스북
155cm 단신의 젊은 여성이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장내는 일순간 뜨거워졌다. 20일 새누리당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면접 심사에서 화제의 인물은 단연 27세의 손수조 씨였다.

부산·경남(PK)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사상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평범한 사람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 민주통합당 후보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손 씨는 “정치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씨보다 더 주민들에게 편하게 다가가 현안을 직접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 씨의 선거 캠페인은 ‘3000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 이곳에서 고교까지 다니고 이화여대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모은 돈이다. “청년 평균 연봉 정도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점심식사, 교통비 등을 꼬박꼬박 적은 ‘선거일기’를 매일 블로그에 올린다. 호주에서 유학하다 귀국한 남동생이 수행비서와 운전사 일을 도맡고 있다. 주민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하게 받아 적는 손 씨의 모습을 두고 ‘수첩공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이날 “사상뿐만 아니라 몇 군데 지역에 관심을 갖고 선택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곳 공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손 씨가 문 이사장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설령 지더라도 ‘아름답게 지는 카드’로 쓸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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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비후보들은 ‘손수조 공천설’에 대해 “사실상의 선거 포기”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예비후보는 “사상에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문재인의 발을 지역에 묶을 수 있다”며 “일방적으로 선거가 진행되면 문재인은 PK 전역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다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공천위 현장면접은 시간에 쫓기듯 진행돼 ‘날림 면접’이란 지적도 나왔다. 예비후보들에겐 소견 발표시간이 1∼2분 주어졌다.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나를 표현하기에 너무 시간이 부족했다” “차라리 시장 한 바퀴 더 도는 게 낫다”는 불만이 나왔다.

부산=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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