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사 칼끝, 일단 형 최태원 아닌 동생 최재원 정조준

동아일보 입력 2011-11-09 03:00수정 2011-11-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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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최재원 부회장 2650억 횡령혐의 포착
SK본사 압수수색 8일 검찰이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서류봉투를 들고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검찰이 8일 SK그룹 지주회사인 ‘SK C&C’ 등 5개 계열사와 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한 것은 선물투자를 가장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횡령 혐의 입증을 자신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압수수색은 조상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검사가 지휘했지만 특수1, 2, 3부와 첨단범죄수사2부 정보통신(IT)범죄 수사관들까지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이 동원됐다. SK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했던 2003년 2월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 최재원 부회장 횡령 혐의에 초점


검찰은 최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수시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려 고수익을 올리는 선물투자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2007∼2008년 사이 SK홀딩스 등 18개 계열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선물투자를 했고 그 가운데 5개 계열사에서 동원한 2650억 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이 선물투자를 위해 거래한 금액의 총계는 적게는 8000억 원, 많게는 1조 원에 이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자금) 흐름을 보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선물투자는 SK그룹 상무 출신으로 올해 5월 주가조작 등 혐의로 기소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준홍 씨가 맡았다. 그러나 실질적인 투자 결정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SK해운 고문 출신인 무속인 김원홍 씨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 글로웍스, 베넥스인베스트먼트, SK


SK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관계는 글로웍스 대표 박성훈 씨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등장했다. 검찰은 박 씨가 몽골 보하트 금광 개발 등 호재성 허위정보를 이용해 글로웍스 주가를 조작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김준홍 씨가 주가조작으로 얻은 수익을 박 씨와 나눠 가진 정황을 파악하고 3월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이 사무실 금고에서 175억 원 정도의 수표가 발견됐고 이 돈의 출처가 대부분 최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은행과 증권사 등 수십 곳에 계좌추적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계좌를 추적해 왔다.

또 국세청의 SK그룹 세무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1000억 원대 선물투자 손실과 SK그룹 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원 중 일부가 선물투자금이나 손실 보전금으로 이용됐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올해 9월 금융조세조사3부를 이끌던 이중희 부장검사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조3부가 수사하던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선물투자 손실 보전 의혹 사건은 특수2부가 수사하던 SK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과 함께 특수1부로 재배당됐다.

○ 최태원 회장 연루 정황은 아직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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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SK그룹에 대한 공개수사를 시작하면서 최 부회장에게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재계에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만들어 위험한 선물투자를 감행하고 그 손실로 인해 또다시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개월에 걸친 수사 결과 최 부회장이 횡령 및 선물투자를 주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최 부회장이 벌인 일에 형인 최 회장이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수사 결과에 설득력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 부회장과 같은 대기업 고위관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고위험 선물투자를 감행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와 그룹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 형제 모두 검찰 조사 받을까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의 분석을 마치는 대로 최 부회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부회장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검찰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최 부회장의 형사처벌에 앞서 형인 최 회장의 검찰 소환 여부도 관심거리다. 그룹 총수인 최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검찰로서는 건너뛸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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