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년 대선 불출마”]與 “투표 적극 지원”… 野 “대선후보감도 안돼”

  • 동아일보

李대통령 18일 부재자 투표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서울시 전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주민투표가 치러지는 24일에 서울을 비울 가능성에 대비해 부재자 등록을 해 놓은 상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기자실을 찾아와 이런 사실을 발표했다.

이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예산집행 반대를 거듭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오세훈 시장의 주민투표 승리를 합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투표율 제고를 도울 방법은 없지만 이 대통령이 18일 아침 서울 시내의 한 투표소를 직접 방문하는 장면은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부잣집 자녀들도 월 5만 원 되는 무상급식비를 받는 게 공정한 거냐”라는 이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근거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이 대통령이 “무상급식 투표는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무상급식 투표와 관련해 어떠한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율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오세훈 대권 플랜’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고 주민투표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여권 내 경쟁자 중 한 명이었던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울지역의 친박(친박근혜)계 당원들이 투표장에 대거 나설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부터 당원 교육을 강화하고 주요 지역구에 현수막을 추가로 내걸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아직은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이 미미한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주민투표 참여율을 올릴 만큼의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야권은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정치 쇼”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오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우리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 우리는 오 시장을 대선주자감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무슨 뜬금없는 발표인지 모르겠다”며 “서울시민을 또 한 번 우롱하는 정치 사기극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시장직을 걸어야 한다”(우위영 대변인)고 주장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의 임영호 대변인은 “주민투표 시도로 재정 건전성을 지키고 무상 포퓰리즘을 막아야겠다는 의지에 동감한다”고 지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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