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낮춘 北, 6·25군중대회 실내서 축소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2만 수용 평양체육관서 열려… 2009, 2010년엔 10만 동원

북한이 25일 ‘6·25 미제 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대회를 평양체육관에서 개최했다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26일 전했다.

북한은 2009년과 2010년에는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0만여 명을 동원한 대규모 행사를 치렀다. 북한이 평양체육관에서 실내 행사를 치른 것은 올해 행사 규모를 의식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3년 문을 연 평양체육관은 2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북한이 6·25전쟁 기념행사를 실내에서 이처럼 축소된 규모로 개최한 데 대해 일각에선 체제 선전구호를 ‘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수위를 낮추는 최근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악화되는 남북 관계 대신 북-미 관계 개선에 매달리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25전쟁을 ‘미국의 침략’이라고 주장하는 이 행사는 전형적인 북한의 반미(反美) 시위 행사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태권도시범단을 미국에 보내고 미국의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에선 대미 비난의 수위를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북한의 대남 강경 자세는 바뀌지 않고 있다. 북한은 25일 “(남측이) 진짜 북남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극악한 도발적 망동을 하지 말고 그 무슨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괴뢰패당이 안팎으로 고립되자 북남 비핵화 회담과 ‘천안호’ ‘연평도’ 사건은 별개라며 분리 대응을 떠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제동을 걸어보려는 오그랑수(속임수)에 넘어갈 사람은 없다”며 “대결책동은 북남관계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넣고 전쟁으로 이어져 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들씌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잇따라 민주화 시위가 발생하자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으로의 근로자 파견을 꺼리거나 파견 자체를 금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