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성장에서 물가로 방향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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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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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최대 국정이슈”

고심하는 MB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 채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왼쪽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고심하는 MB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 채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왼쪽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가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정책의 기본 틀을 수정해 ‘물가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두 달 만에 0.25%포인트 올려 연 3.0%가 됐다.

이 대통령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금년의 국정과제 중 성장과 물가 문제가 있는데, (성장보다) 물가에 더 심각하게 관심을 갖고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물가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정 이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배추 마늘 등 농산품은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가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지난해 (가을 발생한 배추파동과) 같은 가격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농림수산식품부 등이 세밀하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널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 3.0%에서 2009년 2월 2.0%까지 떨어졌다가 오름세로 돌아서 2년 3개월 만에 3%대로 복귀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당초 물가상승률을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봤는데 상반기 여건이 더 악화됐다”며 “당분간 물가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금리는 점진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가 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을 줄이고, 원화가치 절상을 용인해 수입 물가를 낮춰야 한다. 이는 성장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 달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 발표 때 정부의 목표치와 같은 5% 성장률을 제시할 것을 검토했던 한은은 물가 불안에 4%대 중반의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경제목표치 수정을 부정하던 기획재정부에서도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9일 한 강연회에서 물가 불안으로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고 유류세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경제목표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수정해나가겠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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