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거부…南에 책임전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0일 07시 02분


코멘트
북한군은 10일 남측 군당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고 대화 자체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조건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공보'에서 "겉으로는 대화에 관심이나 있는 듯이 흉내 내고 속으로는 북남대화 자체를 거부해 6자회담재개와 조선반도 주변국의 대화 흐름을 막고 대결과 충돌국면을 지속시켜 반공화국 대결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내외여론을 무마해보려는 것이 역적패당의 속내"라고 회담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남북 군사실무회담장을 일방적으로 빠져나간 북측 군대표단이 공보를 통해 남한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남북 군당국간 대화는 당분간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남북간 상호 비방 중단을 제안한 뒤 남한 당국에 대한 거친 표현을 삼가해 온 북한이 이번에 남한 정부를 '역적패당'으로 다시 지칭함에 따라 대남비난의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북측은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의제와 관련,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리면 먼저 남측이 주장하는 천암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다룬 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해소와 군사적 행위 금지 방안을 협의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남측은 두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와 '추가도발방지 확약'만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고위급 군사회담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남측이 예비회담 초기에 단장 급수를 4성 장성급으로 하자고 제의했다며 "우리 측이 이미 우리 인민무력부장과 남측 국방장관이 서한교환을 통해 군사회담 급수를 정한 조건에서 회담 급수를 변경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추궁하자 괴뢰들은 '남측 국방차관은 고위군사당국자가 아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고위군사회담 개최 일정에 대해서도 북측이 3~4일 안으로 본회담을 개최하자고한 반면 남측은 정월대보름 휴식과 회담 준비기간을 내세워 2월 말 경에나 본회담을 개최하자는 입장이었고, 정월대보름 다음날인 18일로 날짜를 앞당기자는 북측의 절충안도 남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공보는 이어 2월 말께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 개최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역적패당은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는 2월 말 경에 고위급 군사회담 날짜를 정한다면 우리 측의 반발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타산했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격렬한 반응으로 볼 때 군사회담을 포함해 남북 당국 간의 추가회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현재 미국과 중국 등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숨고르기 과정을 거쳐 회담이 재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