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선진당 ‘제3의 길’

  • 동아일보

예산심의 참여 주장하는 등 민주 강경전략과는 거리

“우릴 도와줄 것 같았는데 아니네….”

최근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자유선진당의 대응을 보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당직자들이 푸념하는 일이 잦다. 보수정당답게 진보진영을 꾸짖다가도 여권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다가도 민주당의 강경 전략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19일 당5역회의에서 “민주당의 예산심의 거부는 헌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곧바로 예산심의 강행 방침을 밝힌 것도 옳지 않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선진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대한 특검법’을 민주당 등 다른 야당과 공동 발의했지만 민주당의 ‘예산심의 보이콧’에는 공조하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선진당은 쟁점별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어느 한쪽 손을 전적으로 들어주지 않으면서 제3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니다.

선진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및 아랍에미리트(UAE) 파병과 관련해 국회 상임위 등에서 정부 정책의 잘못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같은 견해는 아니다.

선진당은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원칙적인 반대’ 견해를 밝히면서도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면 농수산 부분에 대한 우리 측 요구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협상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비준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UAE 파병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절대 불가’ 목소리를 높인 반면 선진당은 파병 추진이 UAE 원전 수주 대가가 아니라면 국익을 위해 가능하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정부가 의혹을 씻을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자 반대를 할지, 제3의 대안을 내놓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런 선진당의 사안별 대응에 대해 ‘원칙 있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서는 ‘양비론’ ‘줄타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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