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쌀 5000t에 北이 배부르랴마는…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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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들어 첫 쌀지원… 17일 개성서 ‘상봉’ 실무접촉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에 쌀 지원이 이뤄진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쌀 5000t(5kg×100만 포대)과 시멘트 1만 t(40kg×25만 포대), 컵라면 300만 개, 의약품 등 모두 100억 원 규모의 수해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북측은 이날 오후 신속하게 통지문을 보내 “남측에서 발송 일자를 통지해주면 그에 맞춰 접수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적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17일 하자고 제의했으며 북측은 통지문에서 “접촉 장소는 개성 자남산여관으로 하자”고 응답했다.

○ “10만 명이 100일간 먹을 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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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총재는 쌀 지원 규모에 대해 “신의주지역의 수재민이 8만∼9만 명으로 알려졌는데 10만 명을 표준으로 하면 쌀 5000t은 이들이 100일간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인당 하루에 500g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국제구호단체들이 북한 등에 쌀을 지원할 때 1인당 하루치를 300∼500g으로 계산하는 점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한적은 설명했다.

쌀 구입대금은 2007년 국산 정부미 기준으로 t당 154만 원으로 산정해 모두 77억 원을 배정했다. 정부 당국은 쌀을 지원하더라도 전체 대북 지원 규모는 한적이 지난달 북측에 제안한 대로 100억 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혀 왔다.

▼ “쌀 5000t은 10만명이 100일 먹을 분량” ▼

한적은 북측이 요청한 중장비는 지원 물품에 포함하지 않았다. 자금 100억 원은 대부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유 총재는 또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대다수 신청자가 고령이어서 긴급성을 가진 문제”라며 “협의는 최대한 빨리 종결할 생각이지만 최소한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므로 추석 후인 10월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물밑 ‘밀고 당기기’ 예고

이날 유 총재는 “대북 쌀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차원”이라고 강조했지만 최근 물밑에서 진행되는 남북 간의 ‘정치적 거래’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남북은 상대로부터 최대한 많이 얻고 최소한으로 주려는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한이 쌀을 지원하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북한은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며 “남한은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사과를 받고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남한에서 최대한 많은 쌀과 비료 등을 받아내고 천안함과 비핵화 등에서는 최소한의 양보를 하는 선에서 버틸 것으로 예상된다.

쌀 지원 등을 둘러싼 남북, 남한 내부의 논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단순히 수해 지원용 쌀이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연간 30만∼40만 t씩 지원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의 쌀 지원 재개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한 것도 이를 목표로 한 선제적 조치로 보이지만 당장 남한 내부에는 분배의 투명성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칙 없는 지원은 안 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은 정부의 쌀 40만 t 지원 재개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세운 대북정책의 원칙을 가능한 한 많이 허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의 주장에 원칙 없이 말려들면 보수진영의 반발이 가시화돼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동영상=한적통해 쌀,시멘트,중장비 지원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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