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끌려간 뒤 잠 설쳤는데… 추석 같이 보낼 수 있어 다행”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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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호 가족들 표정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포항수협에서 김칠이 대승호 선장 부인 안외생 씨(가운데)가 송환 결정 소식에 담담하게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 선장의 아들 현수 씨(오른쪽)와 조유남 포항수협 조합장이 옆에서 밝게 웃고 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추석을 남편과 같이 보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6일 오후 4시경 경북 포항시 북구 대신동 포항수협 ‘제55대승호 비상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대승호 선장 김칠이 씨(58)의 부인 안외생 씨(56)는 ‘송환 결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하고 금세 눈물을 보였다. 안 씨는 한 달여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몸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야위었고 목소리에 힘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남편을 곧 볼 수 있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전 11시 50분경 통일부 관계자가 전화로 남편 송환 소식을 전해줬다”면서 “꿈인가 싶어 전화기에 대고 한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안 씨는 남편이 탄 어선이 북에 끌려간 후부터 밤잠을 설쳤다. 하루에 3, 4시간만 자고 하루 종일 뉴스만 봤다. 행여 남편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나올까 싶어 눈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아들 김현수 씨(30)는 “어머니가 식사를 하지 못해 매일 집으로 가서 점심을 챙겼다. 쓰러지기도 여러 번, 병원 치료를 권유했지만 ‘아버지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거절하셨다”고 전했다. 안 씨는 “남편이 돌아오면 손수 만든 저녁상을 차려 드려야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포항수협 직원인 현수 씨는 대승호 나포 이후에도 매일 출근을 했다. 그는 “아버지 소식을 가장 빨리 듣고 싶었고 밤새 걱정하는 동료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모두에게 죄송하고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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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원 가족들도 송환 소식에 들떠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무사 귀환하길 기도했다. 기관장 김정환 씨(52)의 형인 김낙현 씨(54)는 “태풍 때문에 농사일을 돌보다 기쁜 소식을 접했다. 정말 다행이고 특히 추석에 동생과 같이 성묘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면서 “빨리 몸 상하지 않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다. 갑판장 공영목 씨(60)의 아들 공동근 씨(31)는 “가족 모두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아직 믿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노력해 준 정부 당국자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포항수협은 대승호 송환 소식에 하루 종일 문의와 확인 전화로 분주했다. 직원들은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면서 서로 격려하고 기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비상대책위 긴급회의를 하고 대승호 선원들의 송환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임영식 상무는 “태풍 등의 변수로 송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포항시, 해경 등 관계기관과 송환 이후 행사 진행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학진 전국근해오징어채낚기연합회 회장은 “대승호 선장과는 각별한 사이다. 이번 송환 소식에 너무 기뻐 한걸음에 대책위를 찾았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조속히 모든 어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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