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세종시 내홍’ 확산
朴-鄭‘미생지신’ 서로 다른 해석
“미생은 진정성이 있어 죽어도 귀감이 되고
진정성 없는 애인은 손가락질 받았을것”
“미생이란 젊은이가 애인과 약속 지키려
비 많이 오는데 다리 밑서 기다리다 익사”
무기명 비밀투표 논란 친박 이계진 고육책 냈지만 朴“숨기고 말고 할게 있나”
분당 가능성 제기 “서로 토론이 안된다면…” 홍준표 의원이 공론화
또 다른 파열음도 “박근혜, 민주당 구도속으로” 친이 정두언 정면 비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는 여권 주류를 향해 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엔 나흘 전 ‘미생지신(尾生之信)’의 고사를 인용해 자신의 신뢰 강조 원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정몽준 대표를 정조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정 대표를 겨냥해 “수정안에 찬성이면 무조건 애국이고 원안을 지키자고 하면 나라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그런 사고 자체가 판단 오류다”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정 대표는 “누구라도 자기 의견을 밝힐 수 있지만 서로 경우에 맞게 해야 하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전·현직 대표가 충돌하면서 여권 내 ‘세종시 전선’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 장충초등학교(20회) 동기생인 두 사람은 세종시 문제로 정치적으론 등을 돌리게 됐다. 이날 당내에선 다른 파열음도 터져 나왔다.
○무기명 비밀투표 논란
친박(친박근혜)계 이계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문제처럼 계파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소신껏 투표할 수 있도록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주요 공직자의 임명동의안 등 인사 문제에 한정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법 112조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회의장의 제의 또는 의원의 동의로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다.
이론상으로만 보면 친이(친이명박)계가 무기명 비밀투표를 요구해 관철할 수 있지만 친박계나 야당이 반대할 경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친박계 의원을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 가능성 제기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에 나와 “서로 토론이 안 된다면 (친이계와 친박계가) 분당하는 것이 맞겠죠”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분당 가능성을 공론화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분당하면 한나라당은 공멸한다. 내 발언은 분당에 방점이 찍힌 얘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2005년 세종시 원안 처리 당시 치열한 당내 토론을 거쳐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했던 박 전 대표가 이번에는 자기 소신만 내세우고 국가 중대사에 대해 토론까지 거부하면 당을 같이하기 어려운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파열음
박 전 대표는 이날 세종시 원안을 배제한 어떠한 방안도 거부한다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영남권의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의원들이 계파나 지역에 상관없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강경대응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친이 직계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날 발간된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문제를 계속 끌고 가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민주당의 구도 속에 박 전 대표가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정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만찬 모임에서 “(여론조사 결과) 정부안이 60%, 원안이 40%되는 것 같은데 사실상 끝난 얘기 아니냐. 다수가 지지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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