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 유화 손짓하며 경제난 타개 ‘다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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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년공동사설 “대화통해 평화체제-비핵화 실현”

북한 당국이 1일 대내와 대외 환경을 두루 감안한 듯 한층 유연해진 신년 공동사설을 내놓았다.

노동신문 등 3개 매체가 이날 발표한 공동사설은 ‘당 창건 65돌을 맞는 올해에 다시 한 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를 제목으로 제시해 올 한 해 경제, 특히 주민생활 향상에 ‘다걸기(올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공동사설은 ‘인민생활’이라는 단어를 21번이나 사용했다. 지난해 공동사설에선 이 표현이 단 한 차례 등장했다.

올해 공동사설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 총동원해야 한다”며 “경공업과 농업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의 주공(主攻) 전선”이라고 선동했다. 인민생활 향상을 포함한 경제 분야는 새해 국정과제 순위에서 정치·사상과 국방 분야를 앞질렀다. 과거 경제 분야에서 가장 강조했던 ‘국방경제(군수공업)’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경제의 4대 선행부분(금속 전력 석탄 철도)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언급했다.

공동사설은 또 ‘조-미(북-미) 사이의 적대관계 종식’을 거론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체제 마련과 비핵화 실현을 주장했다. 지난해 ‘파쇼’라고 비방했던 남한 정부에 대해서는 ‘남조선 당국’이라고 부르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공동사설에는 북한의 급박한 사정이 엿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그만큼 인민생활이 어렵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4∼1997년 공동사설에서 ‘농업·경공업·무역 제일주의’를 표방했다. 올해 공동사설은 “대외 시장을 확대하고 대외 무역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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