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북 신종 플루 지원, 남북관계 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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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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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우리 정부의 신종 인플루엔자 관련 지원 제의를 수용했습니다. 이번 지원이 이뤄지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간 인도적 지원의 첫 사례가 됩니다. 북한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통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관심 표명에 이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신종 플루 지원 수용은 10월 말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인도적 차원에서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를 한데 대해 북한이 아직 공식답변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신속한 것입니다. 북한 사정이 그만큼 다급하기도 했겠지만 북측도 남측의 지원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백신접종과 함께 남측의 신종 플루 확산세가 주춤해 여력이 생긴 만큼 이를 북한 지원에 쓴다면 인도적 견지에서나 남북관계 개선측면에서나 바람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신종 플루 지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제적 판단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지원요청을 하기도 전에 "도와줄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이 언급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북한이 신종 플루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은 그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과 신의주에서 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정은 이보다 훨씬 안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40여명이 사망했고 이달 초부터 모든 학교가 예년보다 한달 앞당겨 방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워낙 외부사회와 교류가 드문 폐쇄적 체제이다 보니 발생은 늦었지만 일단 신종 플루가 발생한 이상 식량난과 주민의 건강사태, 무너진 보건의료 시스템에 비추어볼 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예측입니다.

정부는 어제 북한에 타미플루 50만 명분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규모의 지원이 신종 플루 확산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신종 플루는 초기 대처가 중요한 만큼 전달절차를 간소화해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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