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마카오 계좌서 자금인출 시작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국제사회의 금융제재가 시작되기 전에 북한이 마카오 등의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금융제재에 따른 계좌 동결 등에 대비해 마카오 등에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출을 시작한 예금은 대외무역 활동을 하는 회사나 개인을 가리지 않으며 북한 계좌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은 어느 것이든 ‘자금 대피’에 들어갔다는 것. 다만 어느 은행에 누구의 이름으로 얼마가 입금돼 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재정당국은 북한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계좌를 이용해 위조 달러(슈퍼노트) 등을 세탁한다는 이유로 2005년 9월 BDA은행의 북한 계좌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해 자금 2500만 달러를 동결한 바 있다. 계좌 동결 조치는 2007년 6월까지 1년 9개월간 계속됐다. 당시 동결된 자금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치자금’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큰 타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제재 효과가 생각보다 커 북한이 초반 반발하는 듯했으나 결국 6자회담에 복귀했다.

이번에도 국제사회가 대북 금융제재에 나서면 북한은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무기류 등을 수출하려 해도 은행 거래를 사실상 할 수 없게 돼 거래 자체가 미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2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통과시킨 1874호 결의안에서 ‘인도주의 및 개발 목적이거나 비핵화를 증진시키는 용도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새로운 공여나 금융지원,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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