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형’ 盧스타일 “닮았다” 1명도 없어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난 깜짝쇼를 하는 괴짜 스타일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괴짜형’ 리더십을 갖고 있는 정치인은 한 사람도 없었다. 설문에 응한 의원들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거나 ‘문제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간다’는 문항 등 괴짜형을 나타내는 문항에는 체크하지 않았다. 괴짜형 리더십을 보이는 정치인은 평소 수평적인 태도를 보이고 자신감에 넘치지만 행동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황상민 교수팀은 괴짜형 리더십을 보인 정치인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황 교수는 “노 전 대통령 같은 괴짜형은 파격적인 언행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지만 오랜 사랑을 받기는 어렵고 추종 세력이 있는 만큼 거부 집단도 많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괴짜형 문항을 회피한 것은 정치적인 위기를 겪을 때마다 정면 돌파 전략을 고수했던 ‘비주류’인 노 전 대통령의 실패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로비 의혹에 대해 돌출 발언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에 대한 실망감이 이번 리더십 조사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여당 의원은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은 앞으로 점점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에 괴짜의 ‘파격’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없지 않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상식과 규범에 묶여 안정만을 추구하는 정치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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