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국무위원 대대적 인적쇄신을”

  • 입력 2009년 5월 4일 02시 55분


부처님 오신 날… 합장한 여야대표 부처님 오신 날인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 오신 날… 합장한 여야대표 부처님 오신 날인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 깃발 든 與 초선모임 ‘민본21’

黨 운영방식 개혁-탕평책 요구

오늘 재보선 민심수습책 발표

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4·29 재·보궐선거 이후 민심 수습을 위해 청와대 참모진과 국무위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본21 소속 의원 14명은 4월 국회가 끝난 1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쇄신 요구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민본21 소속 김성태 의원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은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합의를 존중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국정운영을 한 데 따른 민심의 엄중한 심판이었다”며 “국정 쇄신을 위해 국회에서 오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장관들과 이명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있는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쇄신부터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차기 개각과 청와대 개편 때는) 좀 더 폭 넓게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국회에서 욕설 파문을 일으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4·29 재·보선은) 소규모 선거라 ‘정권 심판론’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집중 성토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히 당-정-청 관계를 조율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과 민심 파악을 통한 위기관리 역할을 맡고 있는 민정수석비서관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또 “현재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밀어붙이는 당 운영 방식을 개혁해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당론에 민의가 반영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당이 청와대의 하명(下命)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국정운영에 민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본21 소속 현기환 의원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국민통합인데, 정부 출범 1년이 넘도록 아직 당은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으로 갈라져 다투고 있어 국민을 하나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당직 개편에서는 ‘계파 간 자리 나눠 먹기 식’이 아닌 능력 위주의 탕평 인사를 통해 당 화합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본21은 한나라당 초선의원 14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김성식 주광덕 의원이 공동 간사를 맡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민본21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당-정-청 관계를 재정비할 방침을 갖고 있어 이들의 인사 쇄신 요구는 당 안팎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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