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동식 목사 납치 北공작원 2명 사망”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피랍탈북인권연대 “나머지 2명은 北-中에 수감”

2000년 1월 중국에서 활동하며 탈북자를 돕던 김동식(사진) 목사를 납치한 북한 공작원들의 근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피랍탈북인권연대(대표 도희윤)는 15일 “북한 내부 소식통과 중국 정보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당시 범행에 가담했던 북한 공작원 4명 중 2명은 각각 중국과 북한에서 수감돼 있으며 2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2000년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에서 보육원 겸 선교센터를 운영하던 미국 영주권자로 북한 공작원 4명, 조선족 공작원 4명 등에 의해 납치됐다. 그는 2001년 2월 평양 만경대초대소에 구금돼 있던 중 고문 후유증과 영양실조, 직장암 등으로 사망했다는 것.

피랍탈북인권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 공작원 4명 중 ‘김영미’라는 가명을 썼던 김송산(44) 씨는 마약 거래 등의 혐의로 2006년 중국에서 체포돼 복역 중이다. 1995년부터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활동한 김 씨는 1998년 9월 4일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시를 받으며 옌지에서 반북공작을 지휘해온 탈북자 주원 씨를 북한으로 납치해 노력훈장을 받기도 했다.

박철송이라는 가명을 썼던 박건춘(48) 씨는 2006년 11월 15일 함경북도 청진시 공개재판을 통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요덕수용소에 수감 중이다.

‘지송철’이라는 가명을 썼던 지광철 씨는 인민군 교도대지도국 출신으로 중국으로 탈출한 후 뛰어난 무도 실력 덕분에 중국 국적을 얻었다. 옌볜의 청룡무술학교 사범으로 활동하며 보위부에 협조했지만 이후 2005년 11월 중국에서 사망했다.

황해북도 곡산군 보위부장이던 신일섭 씨도 2006년 북한의 자택에서 뇌중풍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희윤 대표는 “당시 김대중 정부는 김 목사 납치 사실을 알고도 햇볕정책에 악영향을 줄까 봐 김 목사를 구출하려 하지 않고 납치를 방조했다”며 “당시 국정원장인 임동원 씨는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자국민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만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는 16일 오후 2시 통일부 앞에서 김 목사의 유해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하중 통일부 장관에게 호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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