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합의는 했지만…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일부 의원 “가축법 진전된것 없다” 반발

쇠고기 매달리다 상임위 배정도 못해

19일 국회 원 구성 문제가 가까스로 해결됐지만 민주당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민주당은 4월 18일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 후 번진 이른바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대여 투쟁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 대통령 및 국무총리 사과,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개최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도 있지만 정작 핵심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 결국 한미 쇠고기 협상결과를 인정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이런 합의 결과를 놓고 한미 쇠고기 협상 자체를 뒤엎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던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쇠고기 투쟁에 매달리느라 상임위원장 선출 및 상임위원 배분, 9월 정기국회 준비 등에 소홀했던 것도 이젠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에서 어느 상임위를 하라고 전혀 말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정기국회를 준비하고 싶어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가축법 개정 협상 과정에서 표출된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은 향후 당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천정배 이시종 김종률 의원 등은 이날 협상 타결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합의 내용에 진전된 것이 없다”며 사실상 가축법 개정안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다른 의원들이 전했다.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절대적인 의석수 열세로 정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힘들다는 점은 민주당의 근본적인 고민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여론의 힘을 받은 쇠고기 정국에서는 의원 수가 부족해도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었지만 국회 정상화 이후에는 표 대결로 모든 것이 결정날 것”이라며 “원 구성에는 합의했지만 당의 무기력증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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