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변수… 한나라 全大 판세 요동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박희태-정몽준 ‘친박 표’ 향방에 촉각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당내 좌장 격인 허태열(부산 북-강서을·3선) 의원이 19일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희태-정몽준’ 양강 구도였던 전당대회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허 의원은 전날 오후 3시경 서울 강남의 모 사무실에서 박 전 대표와 30여 분간 만나 사실상 출마 허락을 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친박 대표 후보로 나서게 됐다.

허 의원의 출마로 긴장하는 쪽은 박희태 전 의원이다. 박 전 의원은 그동안 ‘친박 복당’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친박 측에 구애의 손길을 뻗어 왔다.

그러나 허 의원의 출마로 경남 남해-하동이 지역구였던 박 전 의원은 ‘영남 친박’ 표를 일정 부분 허 의원에게 내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미 박 전 의원이 친박 복당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영남권 낙선 당협위원장 10여 명이 정몽준 최고위원 쪽으로 기울고 있어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다만 당 주류인 친이명박 계열이 긴장하면서 ‘자칫 당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박 전 의원과 또 다른 주류 측 출마자인 공성진(서울 강남을·재선) 의원에게 표를 나눠줘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박 전 의원에게 고무적인 일이다.

진영(서울 용산·재선) 김성조(경북 구미갑·3선) 의원도 긴장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친박을 표방하고 있지만 친박 진영에서 입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허 의원의 출마는 이들에게도 악재가 된 셈이다.

결국 당내에서는 박 전 의원, 정 최고위원, 허 의원을 당선권으로 가정해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공성진 진영 김성조 의원이 다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9일 출마를 선언한 박순자(경기 안산 단원을·재선) 의원은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 당선이 확정적이지만 5위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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