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협상가 힐, 美 대북정책 180도 바꿨다”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6일 ‘중간관리가 미국 대북정책의 방향을 바꿨다’는 제목으로 크리스토퍼 힐(사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면과 14면에 걸친 기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180도 선회한 데는 끈질긴 협상가인 힐 차관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지원에 힘입어 힐 차관보는 관료조직 내의 라이벌들에게 자주 승리를 거뒀다. 라이벌들은 그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정힐(Kim Jong Hill)’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부시 행정부가 북-미 간 직접 대화를 금지하던 시절인 2006년 7월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중국, 북한 관리들과 저녁식사 약속을 했다. 중국 관리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그는 북한 관리와 식사를 강행했다.

이는 기술적으로 지침 위반이었다. 라이스 장관은 화가 나서 나중에 중국 외교부장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힐 차관보는 (이를 통해) 원하는 바를 얻었고 협상은 재개됐다. 그는 차관보급 관리로서는 이례적으로 부시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장관, 안보보좌관 등과 함께하는 조찬 참석은 물론 때로는 1 대 1 면담도 한다.

그는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에도 역할을 했다. 지난해 가을 단원들이 리허설룸에서 피자를 먹는 자리까지 찾아갔다. 뉴욕필 대변인은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공연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도 참석하려 했으나 라이스 장관이 참석을 불허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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